top

게시글 상세
2010.11. 스트리트 H - 이케아와 비트라 사이를 꿈꾸는 가구 스튜디오, 헤이데이
2010-12-13
7193view



IKEA와 비트라 사이를 꿈꾸는 가구 스튜디오, 헤이데이 가구브랜드에서 평생을 보낸 아버지에게서 가구에 대한 흥미를 배웠던 소년. 홍익대 시각디자인과를 졸업하고 잘 나가는 웹디자이너로 이름을 알려가던 청년은 뒤늦게 진로를 튼다. 자신만의 가구 브랜드 헤이데이를 만들어낸 청년 노동균, 뚝딱뚝딱 가구를 통해 일상 속에 진보하는 디자인을 꿈꾸는 그만의 스튜디오가 여기 있다. <디자인과 가구가 있는 공간> 상수역 인접 골목에 잘생긴 주택이 하나 있다. 세제CF에나 나옴직한, 보기에도 기분 좋은 그 집의 초인종을 누르면 가구를 만드는 남자 노동균이 문을 열어준다. 이곳에 이사온 것은 일년 남짓. 가구브랜드 바이헤이데이를 오픈하면서부터다. '강남의 아이'로 20년을 자란 그가 홍대앞과 인연을 맺은 건 홍익대학교 시각디자인과에 입학하면서부터다. 그 이후 10년동안 홍대앞은 그에게 학교이자 일터이자 베이스 캠프였다. 압구정동에서 만난 어릴 적 친구가 "너, 스타일이 점점 홍대스러워진다. 독특한데"라고 말했을 때 스스로가 홍대 피플이 다 되었구나 실감했다고. 재학시절부터 바이널 등 굵직한 디자인 에이전시에서 일하면서 기본기를 쌓았던 노동균은 졸업 무렵에 이미 감각 좋은 웹디자이너로 소문이 났다. 재학시절의 다양한 수상경력을 바탕으로 웹 에이전시 헤이데이를 오픈했고 삼성전자, CGV 등 대형 클라이언트와 일하면서 회사는 빠른 시간 내 자리를 잡아갔다. 작년에는 가구 브랜드 바이헤이데이도 런칭했다. 통인동, 효자동, 이태원 등에 사무실 자리를 알아봤지만 결론은 상수동 초입. 몇달에 걸친 조사 끝에 이제는 고향처럼 친숙한 홍대앞에 사무실을 다시 열었다. "왜 다른 동네로 가지 않고 또 홍대앞이냐고요? 지금 생각해보면 이곳을 떠날 생각은 별로 없었던 거 같아요. 다른 동네를 알아보러 부동산을 들락거리면서도 결국은 늘 이 언저리에 머무르곤 했으니까요." <짝퉁이 생길 정도로 성공하다> 가구 브랜드 바이헤이데이를 오픈한 건 단순히 우연이나 순간적 착상은 아니였다. 유명 가구브랜드에서 평생을 재직했던 아버지는 밥상머리에서도 가구 얘기를 즐겨하셨고 뭔가 하실 말씀이 있을 때도 늘 가구를 빗대던 양반이었다. 식당이나 카페에 가도 음식 맛보다는 가구 배치나 인테리어 분위기에 더 민감했던 소년은 점점 가구가 좋아졌다. 비록 대학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했지만 누구보다 자주 실습장을 기웃대기도 했다. 웹이나 패션 등 다른 디자인 분야의 퀄리티는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데 반해 일상에서 가장 중요한 디자인이라 할 수 있는 가구 디자인의 발전은 더디다는 게 답답하게 느껴졌다. 그리하여 웹에이전시가 어느정도 자리 잡았다고 생각되었을 무렵 아버지에게 도움을 청했고 가구 제작과 유통에 대한 실질적인 공부를 1년 정도 하며 런칭을 준비했다. 그가 보기에 유명 대기업의 가구들은 클래식함이란 영역에 머물러 정체되어 있고, 부티크 디자이너의 시그니처 가구는 가격과 유통의 장벽에 걸려 많은 사람들에게 보급되기 힘들었다. 이 두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는 온라인 주문제작을 통한 디자인 가구 브랜드를 오픈했다. 처음에는 모두 생소하게만 여겼다. 그러나 1년이 지난 지금의 반응은 놀라울 정도다. "웹에이전시 헤이데이가 아무리 일을 많이 해도, 결과물은 알아도 회사 이름은 모르던데요, 스튜디오 헤이데이는 정말 유명세를 탔어요. 사무실용 테이블도 히트 상품이 되고, 인터뷰 요청도 많이 들어오고, 심지어 카피본을 만들어 파는 곳까지 생겼으니까요(웃음). 짝퉁이 생기다니 정말 성공했구나 생각되더군요. 처음엔 저도 이케아 가구를 사서 사무실을 꾸몄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비트라 같은 명품과 이케아 같은 보급형 브랜드 사이에 중심을 잡아주는 브랜드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게 가구 브랜드를 오픈하는 결정적 계기가 됐죠." <생활 속의 디자인, 디자인 속의 생활> 노동균의 사무실은 천장이 높고 막힘이 없이 공간이 열려 있다. 확 트인 장식 없는 공간 속에 담긴 미니멀리즘의 정신. 그들의 책상 아니 테이블에 가까운 가구는 그 심플함이 도리어 풍요롭게 다가온다. 스튜디오 헤이데이의 이름을 널리 알려준 바로 그 히트 아이템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이 도리어 컨셉트라는 이 공간에서 그와 동료 디자이너들은 평화롭게 작업을 하고 있다. 재미난 사실은 스튜디오 헤이데이의 쇼룸에는 가장 좋은 아이템들이 전시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첫 아이템, 시행착오의 아이템들이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의자는 다리가 세 개라면 좋겠다 싶어서 제작했는데 의외로 불안정해요. 그래서 다리를 아래로 갈수록 굵게 만들어서 견고함을 더했죠. 이 소파도 첫 제작물인데 여러 번의 수정을 거쳤죠. 가구는 이처럼 진화해요. 처음의 크리에이티브에서 옷을 입고 점점 더 완전한 오브제로 탄생하는 거죠." 노동균의 생활은 웹 에이전시와 가구브랜드로 양분되어 있지만 거기에서 멈추어 있지는 않다. 좋은 가구를 만들어내어 우리나라의 가구문화를 향상시키는 데 기여하고 싶고 가전제품 같은 다양한 생활용품의 디자인에도 참여해보고 싶다. 지금 이 순간 그 집에서는 가구도, 그도 진화하고 있다. 글/이화정(@efazung, 컨트리뷰팅 에디터)
작성자 byheydey
코멘트 쓰기
코멘트 쓰기
작성완료

비밀번호 확인 닫기